[일반]

<보 이즈 어프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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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킷 |  2023-09-12 21:18:40 추천 비추 신고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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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사람들은 우리 둘만 놀이터 구석에서 놀라고 내버려둔다. 우리는 그곳에서 행복하다 - by 코엔 형제 

 평점 : ★★★★☆ 

 한 줄 평 : 새장 속 새가 날아가는 건 언제일까 

 시놉시스 

-편집증을 앓고 있는 보는 아버지의 기일에 맞춰 어머니의 집에 방문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습니다. 길거리에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밤새도록 음악을 끄라는 메모가 적힌 종이가 집 안으로 들어오고 

 결국 늦잠을 잔 상태에서 부랴부랴 짐을 싸고 나가려다 잊은 물건을 챙기려 잠시 한 눈을 파니 집 열쇠와 캐리어가 사라지는 등. 

대체 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1.'보' 이즈 어프레이드 

 -포탈 사이트에서 시놉시스를 봤을 때 생각한 건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였습니다

다만 그것을 그대로 따르는 게 아니라 아리 애스터 감독 스타일로 뒤집거나 혹은 비틀어 버리는 방식으로 이용하지 않았을까 싶었죠 

 '보'는 세상이 두려운 남자입니다. 

그가 속한 세상은 '어머니' 가 전부였고, 태어나기도 전에 사망한 아버지의 얼굴은 사진조차 얼굴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불분명한 존재로 드러나요 

 집 밖에는 나체로 사람을 찌르고 다니거나, 혹은 온 몸에 문신을 한 채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며 달려드는 등 이상한 사람들이 넘쳐 납니다 

 영화 초반은 이런 식으로 보가 낯선 타인에게 가지는 공포와 두려움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심리학에서 집은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러한 집 안에 거미가 들어오고, 낯선 사람들에게 점령 당하는 건 그의 극도로 불안하고 연약한 내면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적 장치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영화에서 초반부터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조각'의 경우 당연하게도 보와 그의 어머니를 상징합니다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조각상은 보의 내면이 '아기' 라는 상태에서 그대로 멈춰버렸다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해요 

 2.'보이'즈 어프레이드 

 -이후 로저와 그레이스 부부를 만나게 되고, 이들은 전혀 연고가 없는 보를 아주 극진하게 보살핍니다 

어쩌면 이들은 보가 그토록 원하던 화목한 가족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를 미워하는 '토니와 지브스' 의 존재는 흥미롭습니다 

 보는 끊임없이 어머니의 집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고를 겪어 몸이 성치 않은 상태로는 매우 힘든 상태였죠 

 '토니'는 어머니를 찾아가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죄책감, 더 나아가 이런 자기 자신에 대한 벌을 주면서 스스로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싶었어요 

 이후에 토니가 하는 행동 또한 보를 악인으로 만들면서 이러한 심리의 방점을 찍기 위한 것은 아닐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보였어요 

 '지브스' 는 마치 사냥개처럼 보를 끊임없이 추격합니다. 이는 보의 내면에서 계속 그를 괴롭히던 그의 트라우마가 아닐까 싶어요 

 보는 자신의 어머니 밑에서 억압적으로 살아왔으며 제대로 된 인간 관계를 맺지 못한 인물로 자라났습니다 

 앞에서 말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데, 해소법은 간단합니다

바로 자신의 아버지를 따라하며 자연스럽게 그의 남성성을 배우는 것이죠 (물론 좀 더 깊게 파고들면 이는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도 어느 정도 기반하긴 하지만, 너무 길어질 수 있으니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결국 남성성이 완전히 거세된 '보'는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항하거나 대처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영화 진행 내내 어린아이처럼 울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며 그저 두려워 할 뿐이죠 


 3.보 이즈 '어프레이드' 

 -그렇다면 이건 그냥 '한 남자의 두려움' 에 대한 이야기일까요? 
 네, 맞습니다. 

이 영화는 정말 단순해요. 어머니의 그늘에서 자란 한 남자가 겪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다룬 영화에요

다만 그걸 온갖 상징적인 은유와 혼란스러운 전개, 점프 컷 등으로 표현하면서 관객이 이해를 하건 말건 감독이 그저 좋을 대로 끌고 가기 때문에 어려울 뿐이죠 

 특히 이 두려움은 '물'과 상당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요 
 영화의 시작에서 보는 '탄생을 망설이는 것처럼' 어머니의 양수를 힘겹게 헤집고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이후 성인이 된 이후에는 집에 '단수'가 되고 '물'과 같이 먹어야 하는 양을 과다 복용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리며, 어머니가 들려준 아버지의 이야기로 인해 '성관계 중 남성의 사정' 이라는 행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허나 보는 죽지 않았으며-그의 어머니가 심어놓은 트라우마에 불과하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에게 다른 형태의 또 다른 트라우마가 심어지는 부분은 아들을 소유하고 자신의 며느리가 될 수 있는 사람을 경계하는 어머니의 내면에 대한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를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집착으로 뒤집어 버린 건 아닐까, 하는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영화의 최후반부는 '물 위에서' 펼쳐지죠. 영화의 초반부와 더불어 보가 세상을 어떤 식으로 인식하는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 중반부의 숲 속 연극 장면은 보의 현실 도피로 보여집니다

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직업을 가지고, 아내도 생기고, 자식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다가 가족과 이별하게 됐지만 이후 다시 재회하기도 하죠 

하지만 어떤 '행위의 결여' 로 인해서 이는 결국 완벽한 낙원이 아님과 동시에 그의 거세된 남성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킵니다 

 다락방 위에 존재하는 '그것' 이 거대한 남근의 모습을 한 것 또한 '남성성의 총체' 이기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부분에선 감독이 상당 부분을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영화가 너무 어렵다' 라는 말에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영화다' 라고 말한 것에서 감독이 너무 짓궃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리 애스터 감독 말대로 심리적인 은유에 대해서 알 수 만 있다면 '공포스러울 정도로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는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플롯을 꼬아 놓고 "이건 어려운 영화가 아니에요" 라고 너스레를 떠는 건 너무 고약한 취미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저는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롭게 본 영화였습니다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을 여태껏 억압하며 키운 어머니를 향한 증오와 나약한 한 남자가 이런 모순된 감정을 가진 자기 자신을 세상이 어떻게 바라볼 지에 대한 공포 등등이 한데 어우러진 연극이라고 생각하면, 이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는 찾기 어려울 듯 하네요 

아리 애스터 감독은 역시 좋은 의미로 미친 사람은 아닐까 합니다
* 출처 : 글쓴이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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