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살인마 잭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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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킷 |  2023-12-24 16:53:13 추천 비추 신고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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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그 감독의 이유 있는 항변]

평 점 : ★★★★▲☆ (4.5점)


시놉시스

잭은 타고난 사이코패스 입니다. 그는 12년 동안 60명의 사람을 살해한 사람이지만, 자신의 살인에 대해서 예술이라고 주장하는 남자이기도 하죠

결국 지옥으로 가게 된 잭은 자신의 안내자 버지에게 자신이 벌였던 살인 사건 중 5가지의 무작위 사건을 고백합니다


1.예술의 정의에 대해서 다시 말하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예술이라고 평가하는 창작물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아름다움' 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것이 그림이 됐던, 조각이 됐던 여지껏 세상에 없었던 아름다움이라면 그것에 대해서 '예술이다' 라고 말하는 걸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감독이 있습니다
바로 이 영화의 감독,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죠.

그는 건축물을 예로 들며 '성당이나 교회 등의 건축물에는 위대한 조각가가 있었다'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기술공이며, 자신의 살인 또한 예술이라고 말하죠

이것만 놓고 보면 '이게 뭔 개소리야'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올 겁니다. 살인, 즉 도덕적이나 윤리적으로 금지된 극단의 '파괴적인 행위' 를 어떻게 '창조적인 행위' 인 예술과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있겠냐고 마 할 수 있겠죠

이 영화를 간단하게 말해보면, 감독이 여지껏 자신이 만들었던 영화들에 대한 자기 고백이자 항변입니다

영화 속 잭은 트리에 감독의 페르소나이며 버지라는 캐릭터는 그런 트리에의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는-혹은 거부하는 평론가, 또는 대중을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한결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2.왜 이런 영화를 만드는 걸까

-이 영화는 상당히 충격적인 장면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많았던 건 잭이 어린 아이를 살해하는 장면을 대놓고 보여주는 장면이었죠

전 이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감독의 가장 강한 자기 주장이었다고 느껴졌어요

감독은 영화에서 '행실이 아닌 제 작품을 봐주십시오' 라고 말하는데-심지어 죽은 시신을 마치 그림처럼 전시까지 해놓으니 관객들의 거부감이 더 컸으리라 생각됩니다-'세상이 정해 놓은 도덕과 윤리는 예술을 하는 것에 있어서 아무런 관련이 없다' 라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이 부분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 뭐가 정답이라고 말하긴 어렵지 않나 합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좀 있는 영화 감독 분께서 이 영화를 인생작으로 꼽으셨는데 창작자의 입장에서 보면 트리에 감독의 입장이 좀 이해가 가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3.결국 그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은유적인 메타포로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초반의 잭이 이용하는 냉동 창고가 위치한 거리의 표지판이 절반 정도가 날아가 있고, 정확한 그 거리명을 아무도 몰랐다는 이야기는 아마도 감독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사람들은 나의 이름과 직업에 대해서 알고는 있지만, 내가 어떤 영화를 만드는 지에 대한 건 관심이 없다' 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까 하는 식으로요

그 외에도 굉장히 많은 메타포가 있지만, 이걸 다 풀어서 말하려면 스포일러가 될 수 밖에 없으니 일단 이건 패스하고

결국 감독은 대중성이라는 부분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예술에 대해서 말 하는 영화입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이 영화는 굉장히 불쾌하고, 잔인하며, 비 도덕적인 영화일 수 있죠

하지만 영화는 대중 영화와 작가주의 위주의 예술 영화로 나눠지는 한, 이 영화가 오락적인 재미가 없고 잔혹하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돌을 맞을 이유는 없지 않나 합니다

오히려 제 입장에선 흥미로운 영화였어요

개인적으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런 도발적이고 대담한 자기 고백을 영화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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