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더 랍스터> - 스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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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킷 |  2023-07-13 15:00:25 추천 비추 신고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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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포일러가 일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가급적 영화를 보신 후 이 글을 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인간은 모두 공통적인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그것을 제대로 묘사하는 영화만이 이해될 수 있다 - by 구로사와 아키라 [한 줄 평 : 생존을 위한 사랑에 어떤 존재 의미가 있을까?] 평점 : ★★★★▲☆ (4.5) 시놉시스
-데이비드는 아내에게 버림 받고 커플 메이킹을 해주는 호텔에 강제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가 사는 세상은 오로지 연인이 되어야만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죠 만약 이곳에서도 짝을 찾지 못한다면, 그는 동물로 변해야 합니다 남은 기간은 45일. 그는 그곳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자신에게 맞는 연인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후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1.기묘한 그 감독의 세계 -저는 개인적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이전 작 <송곳니>도 기묘하게 불쾌하기보다는 저에겐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였어요 어쩌면 제 취향은 호불호가 갈리는-그 중에서도 불호가 더 많은 영화인지도 모르겠네요 이 영화의 세계도 상당히 기묘합니다 디스토피아 라고 하기엔 너무 평화로운데, 그렇다고 유토피아 라고 하기엔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세상이죠 영화 속 세상은 오로지 이분법으로 존재합니다 성적 취향도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만 존재할 뿐, 그 사이의 양성애자는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취급합니다 신발 사이즈도 주인공은 44 반 사이즈를 신지만 호텔에서 제공하는 건 오로지 44 혹은 45 사이즈만 존재하죠 즉, '신발을 내 발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발을 신발에 맞춰야 하는' 세상입니다 게다가 호텔의 목적도 오로지 짝을 찾아 부부가 되는 것이 목적입니다 커플보다 솔로가 월등히 좋으며 솔로로 살아갈 바엔 동물로 변신 시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세상이죠 2.시스템과 인간 -가장 중요한 부분이네요. 호텔은 오로지 커플이 되기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지만, 호텔 바깥의 숲 속이라는 공간은 반대로 커플이 되면 형벌을 받는 곳입니다 오로지 솔로로서 살아가야만 자기 자신을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죠 재미있는 건 이 호텔 투숙인들은 정기적으로 숲으로 가서 솔로들을 사냥합니다 네, 말 그대로 인간을 사냥해서 투숙 기간을 늘려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호텔에선 커플이 아니라면 아예 인간 취급을 못 받는 것이죠 허나 이렇게 다른 두 공간도 공통점이 있으니 각자의 시스템으로서 개인을 억압한다는 것입니다 호텔에선 자위 행위는 금지이며, 옷은 무조건 정해진 옷만 입어야 하고, 아침이 되면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해야만 합니다 반대로 숲에선 자위를 하건 낮잠을 자건 뭘 하건 자유이지만 커플이 되어선 안 되며, 죽을 때를 대비해 자신의 무덤도 미리 파놓아야 하죠 억압이 호텔에선 건물 외부에서 내부로 밀어내듯이 작용하는 느낌이라면 숲에서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느낌이었어요 이 두 공간은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 처럼 서로 완벽하게 작용하는 척력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둘 다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느낌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체주의 적인 모습은 또 다른 공간인 '도시' 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여집니다 도시에서는 짝이 없으면 경찰관이 다가와 혹시 솔로는 아닌지, 정말로 짝이 있는지 증명서를 요구하거나 숲에서 온 사람은 아닌지 등등을 검사합니다 당연히 '개인' 으로서의 인권이나 정체성은 모두 억압 당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에선 솔로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데이비드는 호텔에서의 첫 날 매니저에게 '짝을 찾지 못 하면 어떤 동물이 되고 싶냐' 라는 질문에 '랍스터' 라고 대답합니다 오랫동안 살 수 있고, 푸른색 피가 마치 귀족 같아서 그렇다는 말은 반대로 뒤집으면 '난 동물이 되고 난 이후라도 시스템이 아닌 나 자신으로서 살아가고 싶다' 라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스스로에 대한 객체를 고집하고 싶었던 것이죠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데이비드가 숲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여자와 둘이서 같이 음악을 듣는 장면이었어요. 그들은 각자의 CD플레이어를 가지고 같은 음악을 동시에 재생해서 듣습니다 그냥 이어폰을 두 개 꽂으면 되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거친 이유는 서로가 같은 음악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가진 CD 플레이어로 같은 음악을 동시에 들음으로서 개인의 개체성에 대한 확립을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생떽쥐베리가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 보는 것이다' 라고 한 것 처럼, 음악을 같이 듣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간대에 음악을 듣는 것으로 사랑을 정의했다, 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럼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영화구나, 라고 생각 하실 분들이 계시겠죠? 3.그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그럴 리가요 일단 이 영화의 또 다른 테마인 사랑에 대해서 들여다 볼 시간이네요 영화에선 서로 '공통점'이 있어야만 사랑할 수 있다는 암시를 자주 보여줍니다 데이비드는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고 말하는 자신의 아내에게 그 남자도 근시인지를 물으며 (데이비드가 근시입니다) 호텔에서 사귄 동성 친구 역시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접근하기 위해 자신이 코피가 자주 나는 것 처럼 연기를 합니다 저는 이 모습 역시도 굉장히 이분법 적으로 느껴졌어요 나와 공통점이 있는 사람 / 나와 공통점이 없는 사람, 이라는 방식으로요 그리고 데이비드 역시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여인과 짝이 되기 위해 자신도 매우 비정한 사람인 척 연기를 합니다 하지만 그저 사랑을 '연기'하는 관계가 오래 갈 수 있을 리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가 숲 속에서 사랑하게 된 여자 역시 근시이며, 그녀가 다른 남자에게 토끼를 받고 좋아하자 그 남자를 찾아가 그가 근시인지 아닌지를 집요하게 확인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디서 오는가를 묻는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애초에 사랑에 개연성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 리 없죠 첫 눈에 반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이 영화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굉장히 비정하게 그리지 않나 싶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생존'과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처음으로 돌아가 봅시다.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그리고 숲에서 사냥 당할 위기에 처하지 않고 도시에서 살아가고 싶다면,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야만 합니다 즉, '인간으로서의 생존'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죠. 그리고 영화에서도 이런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비스킷을 좋아하는 여자' 는 숲 속 솔로를 사냥하러 가는 차 안에서 옆자리에 탄 데이비드에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게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자신과 성관계를 해도 좋다는 말을 하죠 정작 데이비드가 '비스킷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도 모르는 채 말입니다 심지어 이 여자는 동물이 될 바엔 창문에서 뛰어내려 죽겠다는 말까지 내뱉죠 동물로 살아갈 바엔 인간으로서 죽겠다, 라는 건 앞에서 말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객체화' 하는 것이며 동시에 '제발 날 살려줘' 라는 일종의 구조 신호 같은 느낌이었어요 데이비드가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사이코패스인 척 한 것도 그녀와의 공통점을 만들기 위해서지만 더 나아가 호텔, 그리고 도시에서 생존하기 위함 입니다 결국 자신의 거짓이 들통나자 숲으로 도망치는 것 역시 '생존하기 위해서' 이죠 이렇듯 이 영화는 진행 내내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저 생존을 위한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가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어요 그의 영화 속 세계는 항상 기묘하며, 그 안에서 존재하는 개인들은 항상 세계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채 자신의 정체성, 혹은 개체성에 대해 고민합니다 세상에 포함된 개인이 아니라 세상과 개인을 분리하려는 모습이 보여요 이런 특징이야말로 그의 영화가 세계적으로 비상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네요 영화의 첫 장면은 한 여자가 운전을 하다가 멈춰서 총으로 당나귀를 쏴 죽이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여러가지 해석이 존재하긴 하지만, 저는 이 장면에 대한 비중을 생존 쪽으로 보고 있어요 동물이 되어서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생존을 위협 받을 수 있다, 라는 호텔 매니저의 말을 뒷받침 하기 위한 일종의 포석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물론 이건 어디까지 저라는 개인의 상상력을 발휘한 이야기 입니다 이 영화가 재미있는 또 하나의 점은 이런 식으로 마치 소설처럼 '이 인물의 이야기는 어떤 내용이었을까' 하고 상상하며 보는 것이었어요 4.비중은 개인의 몫 -이 영화를 개인에 대한 시스템의 압제로 볼 것인지, 혹은 사랑에 관한 개연성으로 볼 것인지, 그마저도 아니라면 생존과 사랑의 관계 증명에 대한 것으로 볼지는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식으로 보더라도 재미있고 또 다양하게 해석할 여지가 상당히 충분하거든요 그런 다양한 여지를 주기 위해 감독은 이번에도 열린 결말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2시간에 가까운 영화이긴 하지만 중반부 까지는 블랙 코미디 장면도 존재하니, 하루 날 잡고 진지하게 감상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 출처 : 글쓴이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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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빈유여캐하악
와아ㅏ!!
추천 비추 신고 대댓글 2023-07-13 17:48:03
테킷
와아아!!
추천 비추 신고 2023-07-13 18: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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