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모든 것은 운과 재능, 그 둘 뿐이다 - by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한 줄 평 : 그와 그녀의 우울과 죽음에 대한 사정
평가 : ★★★★★
시놉시스
-눈이 내리던 어느 날 밤, 부부인 그와 그녀는 뜨겁게 사랑을 나눕니다. 하지만 한 눈을 판 사이 그들의 아이는 창문에서 떨어져 사망하게 되고, 남편은 아내의 심리 치료를 위해 그녀가 여름에 논문을 쓰기 위해 머물렀던 숲 '에덴' 으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켜 그녀 안에 잠들어 있던 악마적 본능을 깨우게 됩니다
1.더 없이 불편하고 우울한 영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해당 영화는 굉장히 어려운 영화입니다
복잡하고, 불쾌하며, 불편하고, 우울하며 마치 관객의 입장은 상관 없다는 듯 지극히 상징적인 장면의 편린을 한 가득 뿌리더니 이젠 그것도 모자라서 관객을 일방적으로 붙잡고 끌고 가버리죠
오프닝의 정사 씬에서의 성기 노출부터 시작해서 (참고로 대역입니다) 후반부에 펼쳐지는.... 이건 생략하겠습니다
도저히 제 입으로는 말 못 하겠네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자기 이름 값을 하기 위해서 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이 좀 많기는 합니다
2.그럼에도 정말 잘 만든 영화
-영화계에서 가스파 노에 감독과 더불어 만들어내는 작품마다 논쟁을 일으키는 감독은 아마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유일무이 하지 않나 싶네요
하지만 이 영화가 잘 만들었다는 사실은 도저히 부정하지 못 하겠습니다
솔직히 저도 이 영화를 어떻게던 이해하려고 총 합 8번을 봤어요
그런데 볼 때마다 느끼는 건 감독의 염세적인 종교관과 세계관, 그러면서도 그 탐미적인 미장센을 영상에 수놓은 연출력과 마치 공기 중에 떠다니듯 하는 죽음과 종교에 대한 상징들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아니라면 감히 누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락과 상승으로 그려낸 죽음과 부활, 여기에 기존의 이미지화 된 인식을 아예 정반대로 뒤집어 놓고 이것이 감독 본인의 종교관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감독의 성향이 좋게 말하면 강렬하게, 나쁘게 말하면 극단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었어요
종교, 특히 기독교에 아주 충실하게 몸을 담고 계신 분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이런 불경한 내용을 만들 수 있겠냐고 화를 내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예술이라는 게 그런 거니까요
반드시 아름다워야만, 혹은 어떤 경지에 닿았을 때가 아니라 이전 리뷰 글에서 말한 것처럼 세상을 분해하고 창조자의 세계관에 입각해서 다시 건축하여 쌓아 올렸을 때, 그리고 그것이 어떠한 울림을 가질 때야말로 진짜 예술의 완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항변으로 준비한 것이 아마 <살인마 잭의 집> 이 아닐까 합니다. 추측성으로 쓰긴 했지만 내용을 보면 거의 확실해 보이긴 해요)
3.그럼 추천할만한 작품인가?
-대중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오히려 심각한 트라우마(?) 를 남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저만 해도 이 영화를 연속으로 5번 봤을 때는 그 후유증이 상당했거든요
물론 그 이후에 한 번 더 보긴 했지만....
해석을 쓰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쓸 수야 있기는 하지만, 그럼 이 영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큰 누를 끼칠 수 있으니 이번엔 생략하고자 합니다
다만, 만약 이 영화를 보시고자 한다면 마음 단단히 먹고 보시는 걸 권하고 싶네요
심연의 영화, 급은 아니지만 영화의 내용에 잠깐이라도 정신을 놓게 되면 결국 영상 속에서 자신의 길을 잃어버리게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