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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고어, 스플래터 호러 영화의 역사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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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킷 |  2023-11-08 17:18:03 추천 비추 신고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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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에 대한 가장 부정적인 인식을 끼친 장르가 어쩌면 '고어, 스플래터 영화'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늘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에 맞춰서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지고-또한 찾는 매니아들도 많지만, 그만큼 싫어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대체 이런 걸 왜 보는거야, 하는 것도 이쪽이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공포 영화=잔인한 걸 보여주는 영화 or 잔인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는 영화' 라는 인식이 좀 깔려있지 않나.... 합니다.

영화는 종합 영상 예술이며, 호러 영화도 나름의 예술성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선 참 슬픈 일이네요

사담이 좀 길었는데, 이번 글에서는 국내에서도 <쏘우>, <호스텔> 시리즈를 통해 오버그라운드로 올라온 고어 영화의 역사에 대해서 한 번 짚어보려 합니다.


-1. 고어? 스플래터?
공포 영화를 많이 봤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많이들 헷갈려 하는 부분이에요.
아무래도 '고어' 라는 단어는 유명하고 다들 많이들 쓰긴 하지만, 스플래터 라는 단어 자체는 국내보단 해외에서 좀 많이 쓰는 편이긴 하니까요

일단 단어부터 정의하자면, 스플래터는 장르 용어이며 고어는 연출 용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고어라는 단어는 스플래터의 하위에 속하는 단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하네요
다만, 연출적인 면에서 두 단어는 방향성이 약간 다르긴 합니다

고어 씬이 '신체 훼손/절단의 장면에 최대한의 사실성을 살려 공포와 혐오감을 연출하는 장면' 이라고 한다면
스플래터 씬의 경우 '신체 훼손/절단 장면에 사실성 대신 과장성을 넣어 역설적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 입니다

즉, 진지하고 사실적인 장면이면 고어 씬 / 굉장히 과장된 장면이면 스플래터 씬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0.고어? 하드고어? 하드코어?
국내에서 잘못 남용되는 단어가 바로 '하드고어' 입니다. 애초에 영화 쪽에서 '하드고어' 라는 단어 자체는 존재하지 않아요



[단어가 오용된 예시]

이 단어의 기원은 국내 영화인 1998년 작 <텔미썸딩> 이 처음 나올 때, 하드고어 라는 장르를 '표방' 하면서 시작됩니다

당시 심은하, 한석규 같은 톱스타들 주연에 국내 영화 치고는 상당히 잔혹한 수위로 인해 소소하게 화제가 된 영화였는데, 아마 마케팅적 측면에서 '하드고어' 라는 단어를 쓴게 아닐까 싶네요 '~')a

하드코어는 '실제 성기가 삽입되는 장면이 들어간 영상물', 즉 일본의 AV 혹은 서양의 포르노를 일컫는 말입니다.
여기서 수위를 한 단계 낮춰 단순 에로 영화의 경우 소프트코어 라고도 부르기도 해요


1.고어/스플래터의 아버지, 허쉘 고든 루이스
60년대의 미국은 상당히 보수적인 나라였습니다. 이전에 '슬래셔 호러 영화의 역사' 에 대해서 설명할 때 언급하긴 했지만 그 당시의 영화들에 대한 검열은 굉장히 엄격했어요

그래서 극장 같은 메이저 상영관에서 상영하지 못하는 영화들의 경우 자동차 극장에서 상영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도 자동차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새롭게 재평가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하죠



허쉘 고든 루이스 감독의 1963년 작 <피의 축제> 역시 그런 케이스에 속합니다

우리가 고어 영화, 하면 흔히들 생각하는 '신체 훼손/절단에 대한 장면' 을 노골적으로 보여준 최초의 영화였어요
평론가들 사이에선 딱히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관객들은 이 새로운 연출 방식에 열광했습니다

덕분에 허쉘 고든 루이스 감독은 이후로도 <2000 매니악스>, <컬러 미 블러드 레드>, <고어 고어 걸스> 같은 후속작들을 계속 만들어내며 수 많은 사람들에게 고어 씬의 연출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게 됩니다


2.독일의 기술력은 세계 제이이이일
매니아들 사이에서 의외로 '고어 영화 강국' 으로 불리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독일입니다

독일이라는 나라의 이미지 자체는 공업 강국, 노잼 국가 (?) 등등이 있겠습니다만..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독일 3대 고어 영화 감독' 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이 나라의 고어 영화 풀은 상당히 넓고 또 남다른 퀄리티를 자랑하기도 해요

독일이 아직 통일되기 전, 서독에서는 극장 개봉용 호러 영화에 대한 검열이 엄청나게 심했습니다
대신 비디오용 영화의 경우 상대적으로 널널했고 극장 영화 검열에 대한 반등인지 굉장히 수위가 쎈 영화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안드레아스 쉬나스 감독의 대표작 <바이올런트 쉿> 시리즈는 막나가는 고어 영화로 유명합니다
속된 말로 쌈마이 감성이 난무하죠. 지극히 단순하고 선형적인 스토리에 쉴 새 없이 잔혹한 고어 씬을 쏟아내는 영화이기 때문에, 소수의 매니아들만 겨냥한 영화 입니다

개인적으론... 딱 하나 보긴 했는데, 제 취향이랑은 도저히 맞지 않더군요




올라프 이텐바흐 감독은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감독입니다. 초기엔 고어 씬에 치중하는 경향이 컸지만, 2천년대에 들어서면서 매우 깔끔한 스토리에 고어 씬을 얹는 스타일로 가게 됩니다

특히 유명한 건 <프레무토스> 라는 영화인데, 지금도 3대 스플래터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피터 잭슨 감독의 <데드 얼라이브>와 견주어도 꿀리지 않는 영화로 꼽히고 있어요

개인적으론 <비욘드 더 리밋츠> 라는 영화가 정말 재밌었습니다. 스토리도 그렇고 고어 씬의 연출도 그렇고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수작이었네요




제가 예전에도 리뷰했던 영화 (네크로맨틱, 슈람) 의 감독 요르그 뷰트게라이트 감독은 이들 중에서 가장 독특한 필모를 가진 감독입니다

위의 두 감독들이 고어 영화의 목적-잔혹한 장면들로 유발하는 공포와 혐오-에 부합하는 영화를 만든다면 뷰트게라이트 감독의 경우 고어 씬을 '영화에 담고자 하는 자신의 메세지 혹은 철학' 을 위해서 사용하는 감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 전체적으로 여러가지 메타포를 많이 담아내고 고어 씬은 해당 장면의 임팩트를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 라고 생각을 하면 될 듯 합니다.


3.동양 호러의 공장, 일본
한때 국내에서 일본 호러 영화가 크게 흥행한 적이 있습니다.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링> 을 시작으로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주온>,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착신아리> 등등... 다만 이 영화들 이후로는 '요즘 일본 영화 다 죽었어' 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오긴 합니다만

일본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공포 영화가 가장 많이 나오는 국가입니다
심지어 장르를 가리지도 않아요. 일본산 좀비 영화도 꽤 많은 편인데,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죠



일본 고어 영화의 신성으로 떠오르는 감독은 주로 니시무라 요시히로 감독을 꼽고는 합니다

서양에선 그를 일컬어 '동양의 톰 샤비니' 라고 극찬을 할 정도로 이 바닥에선 굉장히 유명하죠
이 감독의 특징이라면 CG를 싫어해서 최대한 특수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아무래도 감독이 특수효과를 전문으로 배운 사람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 덕에 매니아들 사이에선 거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감독 중의 한 명이에요

대표작인 <도쿄 잔혹 경찰>의 경우 피를 거의 퍼붓는 듯한 강렬한 장면과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강렬한 캐릭터성이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들이 그의 영화 내내 이어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헬 드라이버> 라는 좀비 영화가 특히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독일과 일본이 매니아들 사이에선 주로 언급되는 국가들인데, 다음에는 한국을 포함한 그 외 다른 영화들의 중요한 고어, 스플래터 영화들에 대해서도 한 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 글쓴이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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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호라기
좋은 정보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1 0 추천 비추 신고 대댓글 2023-11-09 06:22:02
테킷
감사합니다 :)
추천 비추 신고 2023-11-16 17: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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