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영화는 굳이 존재를 알 필요도 없고, 볼 필요도 없는 말 그대로 심연에 묻혀있던 영화를 꺼내 리뷰를 해보는 글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께서는 그냥 세상에 이런 영화도 있구나, 만 알고 계시는 것이 좋습니다]
※Warning : 해당 영화의 내용에는 신성 모독 관련 내용이 있습니다. 이에 관련하여 불쾌감을 느끼실 수 있는 분은 글 읽기를 중단하시거나, 혹은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지 않는 걸 권해드립니다
이를 어길 시에 발생하는 일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습니다
평점 : ★★☆☆☆
한 줄 평 : 인간 혐오에 대한 해체의 청사진
시놉시스
-해당 영화는 총 4개의 단편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 번 째 : 메스를 이용해 여성의 복부를 절개하고 난소를 꺼내는 영상. 허나 난소에 눈이 달려있으며 '너의 거짓을 파괴하라' 라는 메세지와 함께 끝납니다
두 번 째 : 한 남매의 이야기. 여동생은 매춘으로 돈을 벌고 있으며, 그런 자신의 동생을 보며 오빠는 동생을 이성으로서 사랑하게 됩니다
세 번 째 : 자연에서 알몸으로 뒹구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들은 땅을 파헤치고 나뭇가지를 부러트리며 쾌락에 젖은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네 번 째 : 악몽을 꾸는 한 남자의 이야기. 그는 꿈 속에서 끔찍한 고문을 받던 도중 화면이 넘어가며 예수와 똑같은 모습의 남자가 교회 앞에서 절규하는 모습이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1.말 그대로 뇌가 분열하는 느낌
-살면서 참 많은 영화를 봤다고 자부했지만, 살면서 이 영화만큼 저를 머리 아프게 만든 영화는 처음이었네요
단순히 대체 이게 무슨 내용인가... 하는 것 보다는 영화 속 대사로 느껴지는 '인간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 를 이렇게나 강하게 표출한 영화는 처음이었어요
물론 저도 살다 보면 같은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질 때가 종종 있긴 합니다만,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영화가 가지는 기본적인 서사 구조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은유적인 상징을 늘어놓는 방식이라서 더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혐오의 에스컬레이트
-일단 두 번째 에피소드부터 먼저 짚어보자면 여기서 나타나는 키워드는 '근친ㅅㄱ' 입니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이런 생각을 할 리가 없지만 그럼에도 이런 금기에 가까운 요소를 꺼낸 이유는 아마도 서로 '상관 관계에 있는 여성과 남성' 을 짐승 이하의 존재로 격하시키려 했던 건 아닐까 합니다
이는 이 에피소드 후반부에서 여동생이 낳은 아기를 그녀의 눈 앞에서 죽여버리는 끔찍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에서 나타나지 않나, 싶었어요
자신의 유전자가 아닌 다른 존재의 아이를 죽이는 것은 보통 수컷 야생 동물이 하는 행동입니다
즉,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짐승 같은 행위를 하게 만듦으로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자신의 메세지를 관철하려 한 것은 아닌가 싶어요
세 번째 에피소드의 경우에서 사람들은 자연을 훼손하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땅을 파헤치고, 나무를 부러트리는 등등... 그런데 이렇게 훼손된 자연에서 피가 나옵니다
지구의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닌가 싶어요
3.수미상관 에피소드
-네 번째 에피소드 역시 끔찍하긴 마찬가지 입니다. 남자는 꿈 속에서 자신의 성기를 훼손 당하는 고문을 당합니다
이것도 모자라 아무리 봐도 예수로 보이는 남자가 교회 앞에서 절규하다가 어디론가 끌려가 내장이 뜯기고 몸에 소변을 맞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에서 종교에 대한 모독이 아닌가 싶었어요
다만, 이런 장면을 넣은 의도는 종교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며, 결국 인간이 자신의 죄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메세지라고 생각됐습니다
아직 언급하지 않은 첫 번째 에피소드의 '너의 거짓을 파괴하라' 라는 메세지가 바로 네 번째 에피소드를 위해서 준비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어요
여지껏 신성하게 여겨온 종교에 대한 환상은 모두 거짓이니 그것을 모두 파괴하란 메세지....는 아닐까 하구요
물론 저의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하긴 하지만, 세상에 이런 영화가 존재하는구나 라는 생각 밖엔 안 드는 영화였네요
결국 난소 (세포) -> 인간 -> 인류 -> 신, 이라는 에스컬레이트를 통해 인간 전체에 대한 혐오를 이렇게 강하게 뿜어냄과 동시에...도대체 뭔 생각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만 짙게 남긴 영화였습니다 ㅇ<-<
다른 의미로 두 번은 못 보겠어요